곱게 간 국물부터 깊고 진한 맛까지, 논뚜렁추어탕 한 뚝배기
형체는 남지 않고 국물로만 남는 국, 논뚜렁추어탕.
논뚜렁추어탕 — 추어탕 밀키트
추어탕은 재료의 형태가 남지 않는 음식이다. 갈아서 끓이고 나면 무엇이 들어갔는지 눈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이 국은 들인 공이 맛으로만 드러난다. 오래 끓였는지 아닌지가 국물 하나에 다 나온다.

국물은 곱게 간 쪽이다. 건더기는 시래기와 배춧잎이 결대로 풀려 있다. 위에는 부추를 길게 썰어 얹고 고춧가루와 붉은 고추를 올린다. 곁들여 놓이는 것은 다진 마늘과 다진 청양고추, 썬 대파다. 그릇은 뚜껑이 따로 있는 검은 뚝배기다. 상에는 흑미밥과 오이무침, 포기김치가 함께 오른다.


한 술 뜨면 국물이 숟가락에 걸린다. 물처럼 흐르지 않고 조금 늦게 떨어진다. 미꾸라지 맛은 앞에 나서지 않는다. 시래기의 구수한 쪽이 먼저 오고 된장 기운이 뒤를 받친다. 매운맛은 국물 안에 없다. 다진 청양고추를 넣는 만큼만 생긴다. 첫 그릇은 아무것도 넣지 않고 먹어 보는 쪽을 권한다.


추어탕은 식으면 바로 표가 나는 국이다. 곱게 간 국물은 온도가 내려가면 그릇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위는 묽어지고 아래는 뻑뻑해진다. 뚝배기에 담아 내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밥을 말 생각이면 뜸 들이지 말고 바로 마는 것이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