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 생면부터 붉은 양념장까지, 토리가 비빔면
면과 양념을 따로 담아 보내는 국수, 토리가 비빔면.
토리가 — 비빔면 밀키트
밀키트에서 국물 있는 면은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는다. 국물이 모자란 맛을 덮어 주기 때문이다. 비빔면은 그게 안 된다. 면과 양념 둘뿐이라 어느 한쪽이 부족하면 바로 티가 난다. 토리가가 고른 것은 이 까다로운 쪽이다.
면은 메밀 생면이다. 삶기 전에는 흰 가루가 묻은 회갈색이고, 삶으면 색이 진해진다. 양념은 따로 담겨 온다. 참깨를 뿌린 붉은 소스다. 고명은 썬 김과 쪽파, 참깨, 흰 무절임 넉 가지다. 구성은 여기서 끝난다. 더 덜어 낼 것이 없다.


비비기 전과 후는 다른 음식이다. 소스를 얹은 채로 한 젓가락 집으면 면 맛이 먼저 온다. 메밀은 밀보다 향이 무겁고 목 넘김이 거칠다. 다 비비고 나면 그 향이 양념 뒤로 물러난다. 매운맛은 늦게 올라오는 쪽이다. 무절임을 같이 집으면 그 매운맛이 한 번 끊긴다. 반만 비벼 먹는 쪽을 권한다.



비빔면의 시간은 양념이 아니라 면이 쥐고 있다. 찬물에 헹군 면은 그릇에 담긴 뒤부터 물기를 뱉는다. 그만큼 양념이 묽어진다. 처음 비볐을 때 맞던 간이 5분 뒤에는 싱거워진다. 비빔면은 뜸 들일 음식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