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RN
INTERIOR

임재훈스튜디오의 겨울 저녁

일 년에 하루만 꺼내 쓰는 색을 모아 둔 자리, 임재훈스튜디오의 겨울 촬영.

초를 두 개만 켠 저녁

임재훈스튜디오 — 크리스마스 테이블

크리스마스 사진에는 정해진 색이 있다. 빨강과 초록. 촌스러워지기 딱 좋은 조합이다. 이 촬영은 두 색을 그대로 쓰되 밝기를 낮췄다. 12월 저녁, 초를 켜 놓은 시간대다.

상은 두 번 차렸다. 하나는 초록 식탁보 위의 파티 상이다. 측백 가지를 길게 깔고 그 위에 붉은 열매와 은색 방울을 얹었다. 치즈와 견과, 딸기를 올린 샐러드, 빵에 연어를 얹은 것이 함께 오른다. 다른 하나는 훨씬 어둡다. 베이지 천 위에 석류를 쪼개 놓고 잔 하나를 눕혔다. 파티가 끝난 뒤의 상이다.

붉은 열매를 꽂은 유리 화병 옆에 통석류와 쪼갠 석류 조각을 놓은 상
붉은 열매와 석류, 같은 빨강
붉은 술이 담긴 잔과 옆으로 넘어진 잔, 유리 술병과 석류가 놓인 베이지 천 위의 상
누가 마시다 만 자리
붉은 초 앞에 통석류와 쪼갠 석류를 나란히 둔 모습

석류는 쪼갠 순간부터 마른다. 알 표면에 맺힌 즙이 금세 사라진다. 측백 가지도 같다. 저녁 내내 잎이 조금씩 오그라든다. 크리스마스 상이 예뻐 보이는 건 오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날 밤이 지나면 다 치운다.

즙이 맺힌 석류 알이 드러난 쪼갠 단면
알이 아직 젖어 있을 때
촛불과 넘어진 크리스탈 잔 곁에 석류 알이 천 위에 흩어져 있다
유리 술병과 잔, 석류와 화병을 놓은 상 전체
손대기 직전의 상

DORN LEE, JUNG SEOP

FOUNDER / EDITOR-IN-CH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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